Color Studies 12
색상: 빛과 곁의 색이 초록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
초록은 왜
한 가지가 아닐까
초록을 읽는 일은 정확한 이름을 맞히는 것보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 보이는지 알아차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명화 DNA 아카이브Art DNA Archive여러 방향
창가의 화분을 가만히 보면, 같은 식물 안에도 여러 초록이 보입니다. 빛을 받는 잎은 노란 기운을 띠고, 안쪽의 잎은 푸른 그림자에 가까워지며, 오래된 잎은 올리브색처럼 잠잠해 보입니다. 모두 초록이라고 부르는데, 왜 서로 다른 계절처럼 느껴질까요?
색상은 색을 이름으로 묶는 말이지만, 눈으로 볼 때는 하나의 고정된 칸보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 보이는가에 가깝습니다. 노랑 쪽으로 가는 초록, 파랑 쪽으로 머무는 초록, 회색과 갈색의 기운을 품은 초록은 같은 식물 안에서도 서로 다른 방향을 만듭니다.
01 · Light
창빛은 초록의 방향을
천천히 움직입니다
창 가까이의 잎은 밝은 빛을 받아 더 맑고 가볍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 잎의 녹색은 노란 기운 쪽으로 조금 더 열려 보이기도 합니다. 반면 잎이 겹치거나 벽 쪽으로 물러난 곳에는 하늘빛과 그림자의 기운이 얹혀, 같은 초록도 푸른 회색에 가까워 보일 수 있습니다.
빛이 식물의 색을 하나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잎의 앞면과 뒷면, 잎맥이 만드는 작은 그림자, 창에서 들어오는 빛의 방향이 함께 다른 초록을 드러냅니다. 먼저 ‘이 잎은 어떤 초록인가’를 결정하기보다, 어느 잎이 빛을 받고 어느 잎이 빛을 잠시 쉬게 하는지 살펴보세요.
02 · Neighbouring Colour
곁의 색은 초록을
비교하게 합니다
테라코타 화분 가까이의 초록은 붉은 갈색과 대비되며 더 생생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보리 벽 앞의 초록은 한층 맑게 떠오르고, 푸른 천 가까이에 놓인 초록은 조금 더 회색이거나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잎 자체만 바라볼 때는 지나치기 쉬운 차이가, 곁의 색을 만날 때 비로소 보입니다.
이때 ‘어떤 배경에서 초록이 반드시 이렇게 보인다’는 규칙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밝기, 면적, 재질까지 함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색 사이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쪽과 잠시 뒤에 보이는 쪽을 비교해 보면, 색상이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는 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03 · Surface
표면은 같은 초록을
다른 속도로 보여 줍니다
광택이 있는 잎은 창의 밝은 점을 또렷하게 남기고, 보송한 잎은 빛을 넓게 퍼뜨립니다. 잎맥이 깊은 식물은 작은 그림자 때문에 더 어두운 초록의 결을 갖고, 얇은 잎은 뒤에서 들어온 빛을 통과시키며 밝은 가장자리를 만듭니다.
그래서 화분의 초록을 볼 때 잎의 색만 떼어 내지 않아도 됩니다. 표면이 매끈한지, 빛이 어디에서 반사되는지, 잎과 잎 사이에 어떤 그림자가 생기는지를 함께 보면, 초록의 여러 방향이 한 장면 안에서 겹쳐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04 · Small Observation
색상은 팔레트를 고르는 답보다,
관찰의 시작입니다
초록을 하나 고르는 일은 때때로 초록을 더 많이 찾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초록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읽는 일입니다. 노란 기운이 도는 잎 옆에는 베이지나 나무의 갈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고, 푸른 그림자를 머금은 잎 옆에는 회색이나 아이보리가 숨 쉴 곳을 만들 수 있습니다.
- 01초록 세 방향을 찾습니다
가장 노란 기운, 가장 푸른 기운, 가장 올리브에 가까운 초록을 찾아봅니다.
- 02곁의 색을 바꿔 봅니다
아이보리 종이와 붉은 갈색 물건을 곁에 두고 인상을 비교합니다.
- 03이름보다 먼저 기록합니다
‘맑다’, ‘회색에 가깝다’, ‘깊다’처럼 짧은 감상을 적어 봅니다.
A Sentence to Stay With